예전에 김한요 목사님 설교를 신대원에서 들은적이 있었다. 기억상으로 신대원 개강수련회 기간이었던것 같은데, 개강수련회 설교를 들었던 다른 동기들이 이 목사님이 설교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외국에서 목회하시는 분이었고, 교수님 중 한분은 이 목사님이 M.div 학위만 가지고도 목회를 훌륭하게 한다고 했던 분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중 이분의 책, “인생의 블루프린트 십계명” 이 출간된 것을 보았다.
대부분 현직에 계신 목회자들은 자신의 설교집을 묶고, 약간의 편집을 거쳐서 책을 많이 내는 편이다. 이 책 역시도 저자를 보고, 책 제목을보고 “십계명”에 대한 설교를 묶어서 출간했겠거니 했다. 사실 나는 설교집을 그다지 잘 들쳐보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설교집은 원본 소스라고 하기보다는, 이미 어느정도 요리가 된(?) 책이기 때문이고, 위급한 상황이 되면 남의 설교집을 표절할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잠자기전에 그냥 편안하게 읽을 책을 찾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표지는 이렇게 되어 있다.
놀랍게도 책이 QTM에서 나왔는데, 이게 놀라운 것은 내가 알기론 QTM과 김한요 목사님의 캐미가 잘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QTM과 결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오퍼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놀라움이 좀 있었다.
저자는 책의 주 목적을 이렇게 다룬다.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지혜로 신문 보듯 십계명을 묵상하게 하는 것 …. 성도의 삶을 그리는 블루프린트(Blueprint)로 접근하려 했다 … 십계명이 도덕적 설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속사 설교를 전하는 것..”
이 부분에 기대를 많이 가지고 봤다. 구약의 설교를 구속사적으로 특히 가장 율법중의 율법이라고하는 설교를 어떻게 구속사적으로 전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책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십계명에 대해 설명하고, 그에 대한 예시나 말씀을 근거로 들었다. 내용 자체는 해석적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부분들을 제목으로 먼저 놓고, 그 제목을 풀어가는 형식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굉장히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하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십계명이 모두에게 전달되었던 법이고, 나에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던 부분들도 잘 캐치해내서, 결국 이러한 법들이 나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설교를 듣고 그것으로 끝나기 아쉬운 사람들이 책을 한번더 보면서 삶으로 살아내기에 아주 좋은 느낌이었다.
“십계명”은 보편적으로 크게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구분되는데, 안식이라는 부분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저자는 안식을 명령보다는 선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이러한 안식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 없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그 이후나오는 5-10계명은, 모두 이웃사랑과 관련된 것으로, 결국 이웃을 위해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적용점으로 잘 잡은것 같다. 결국 우리는 남보다 더 잘 살기를 원하며, 남이 잘되는 것은 보기 어려운 삶을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에 균형을 잘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을 통해 그의 설교가 좋았다고 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내용과 별개로, 이 책의 편집이 독자들을 약간 어지럽게 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
첫번째로, 책의 포지션의 문제이다. 보편적으로 설교집은 간단히 적용점을 잡아주긴하지만, 이 책은 적용포인트를 꽤 많이 물어본다. 여기서 불편했던 것은 책의 포지션과 이러한 적용질문이 과연 잘 맞는가?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만약 다락방 교재나, 제자훈련 교재등, 교재로 나왔다면 이러한 적용질문은 매우 구성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근본적으로 설교집이다. 설교집에서 마치 이러한 적용질문들은 그냥 흐름을 끊기 쉽고, 나 역시도 이러한 적용질문은 간단히 보고 스킵해버렸다. 오히려 과유불급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두번째 아쉬운 점은 중간중간에 말씀구절의 인용이 오히려 내용의 전개를 방해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물론, 이만큼의 성경 근거가 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야기의 전개가 뚝뚝 끊기고, 말씀이 나오면 잘 연결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건 편집의 묘미를 좀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는 십계명에 대해 잘 풀어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삶의 적용적인 측면에서도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십계명에 대해 가볍게 읽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