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 다닐때 우리학교에 철학과가 있었다. 물론 그 철학과는 기독교철학이긴하지만,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렵다는 이미지와 함께, “이 학문을 배워서 나중에 어디에 써먹는가” 였다.
그러나 대학원에 가면서 학부때 철학을 했더라면 고급학문(?)을 조금더 잘 이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라는 책을 사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책 표지는 이렇게 되어 있다.
사실 사역을 하다보면 인문학에 민감할 필요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어쨌든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지혜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사게 되었다.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일본인 저자가 이렇게 정리하는 책을 정말 잘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말로 바꾸는데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이다. 또한, 철학의 본고장, 그리스나 유럽쪽이 아니라, 동양에서 본 서양철학은 어떤가 궁금해서 책을 사기도 했다.
책의 장점은 보편적으로 철학 개념과 예시를 잘 설명해 놓았다. 이러한 개념은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시키지 않으면 쓰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이해한 바를 완벽하게 풀어서 써놓았는데, 그 덕분인지 몰라도 무거운 철학책들과 달리 책의 진도가 아주 나간다.
또한 챕터를 잘 쪼개놓아서, 한 챕터씩 보기 편하게 만들어놨다.
철학을 나열하듯 풀어놓으면, 이학자가 저학자 같고, 저사람이 그사람 같아서 보기 아주 어려운데,
챕터로 나누어서 잘 나누어 놨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천천히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러나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한계상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시몬드 보브아르가 주장한 제2의 여성성인데, 이를 일본의 여성성과 비교하는 장면들이 있다. 그러나 한국적인 장면에서 이를 보기에는 약간 어려운 점이 없지않아 있고, 우리 정서상 맞지 않는부분도 존재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한 챕터의 범위가 균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분량의 많고 적음은 이러한 개념에서 학자가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게 많구나 라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잘 모르나? 라는 의미를 더 많이 받게 만들었다.
사실 학자가 모든 철학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면 여전히 빈약한 부분들이 존재할 것이다.
나 역시도 칼빈의 예정론에 대해서 한학기 동안 배울 기회가 있었다.
한학기 동안 배운 짧은 지식에도 불구하고, 이책을 보았을 때,
예정론에 대한 이야기는 이해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이 책은 철학의 멀티 비타민정도라고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는 철학적인 측면에 있어서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기초지식을 제공하는 부분은 잘 되어 있다.
그러나 내가 한 분야에 대해 깊이 들어가게 된다면,
“이정도 가지고 철학을 말하기는 어려울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한 개념을 더 이해하고 싶다면,
오히려 전공서적이나 입문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싶다면 이 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